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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놀자

구룡령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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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을 넘어 양양으로 혼자 라이딩한 이야기

핵심만
1. 동서울 - 신남 7:40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 등산 명소, 군부대 면회객 지역 주민들의 승차로 토요일 출발하는 첫번째 버스는 금방 매진 됩니다.
 - 최소 6일전에 예매를 시도하세요
 - 매진이 되어도 간혹 취소표가 나오니 들어가 보세요

2. 코스는 신남정류소-구룡령-양양 으로 잡았습니다.
 - 신남정류소-설악로(서울방향)-김부대왕로-어론리 산-상남면-원당삼거리-구룡령-설악로-양양
 - 설악로에서 김부대왕로만 잘 찾으면 길 헤맬일은 없습니다.

3. 어론리 응봉산 (첫번째 고개기준 4.79km 8.3%)
 - 김부대왕로에 진입하면 업힐 시작 입니다.
 - 호흡이 터지기 전이여서 구룡령보다 여기가 힘들었어요
 - 산이 3개가 있어요(어론 3단콤보)라 불러요
 - 신남터미널 기준 22km까지는 계속 업힐입니다. 초반에 털릴 각오가 필요합니다.

4. 어론리 응봉산 다운힐하면 상남면
 - 상남면에 식당도 좀 보였어요!! 저는 편의점에서 물과 음료만 보급하고 다시 갔습니다.

5. 상남면 ~ 구룡령 초입까지 내린천
 - 내린천 보면서 눈호강 하시고 심박과 호흡을 안정시켜주세요

6. 이근처로 다시 라이딩 계획이 있으시다면 원당 삼거리 CU를 기억하세요 
  1-1. 이번 코스에서 마지막 보급할 곳입니다. 여기 지나면 양양까지 보급 없음
  1-2. 원당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가면 구룡령, 남쪽으로 가면 운두령 입니다.

7. 구룡령(6.65km 6%)
 - 구룡령 자체는 어렵지 않고 할만합니다.
   구룡령 업힐 시작점 자체가 높은 고도입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천천히 가자가자 하면 할만 합니다.

8. 구룡령 - 양양여객터미널
 - 굽이진 다운힐 구간입니다.
 - 첩첩산중 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민가도 멀고 대책이 없으니 천천히 가시길 추천합니다.
 - 재미진 구간이지만 저는 너무 추웠습니다.

9. 양양IC를 피하는 우회로
 - 구룡령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논화삼거리에서 설악로 합류합니다.
 - 설악로 자체는 괜찮은데 양양IC 합류지점이 매우 위험합니다.
   지도를 보고 대책수립 하거나, 최소한 합류지점을 발견하면 안전지대 정차 후 차량이 없을때 가시길
   추천합니다.
 - 논화삼거리에서 쌍솔배기길로 빠지면 안전한 길이 있기는 합니다만 길을 헤맬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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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이야기 하듯 편안한 어투로 말하겠습니다.)
※ 신남~상남~원당~구룡령~양양 솔라를 위한 사전 준비와 상세한 일과('23. 10. 21.토)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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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나라 라이딩의 새로운 시작🔥 구룡령라이딩 지금 시작합니다.

구룡령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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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에 투어를 못가고 수도권 내에서만 자전거를 타서 너무나 투어가 가고 싶었어
구룡령을 갈꺼야!! 이곳이 어떤곳인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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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덕 선배의 인스타 사진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
강원도에 있는 아주 멋진 정상석이 있는 고개라는것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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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고개들은 쉽게 잊혀지는데 
구룡령(아홉마리용의고개) 이름이 인상 깊어서 기억에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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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마리의 용이 지키는 높은고개 인가(그럴듯 하지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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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니깐 
 - 아홉마리의 용이 잠시 쉬어갔다는 설
 - 용이 승천하는듯 아흔아홉 굽이길 이라는 설
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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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짜기
구룡령에서 가장 가까운 터미널이 어디지?
무작정 지도를 펴고 구룡령을 거점으로 가까운 버스 정류소를 찾았어
뭐 여러개의 정류소, 터미널이 나오긴 하는데
서울 출발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터미널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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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 무시하고 보니
그동안 많이 가봤던 설악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내려서 갈수 있는 거리인듯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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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 인제보다는 신남 정류소가 거리상으로는 제일 가까웠어
신남터미널이 정류소라 하차하고 자전거 내릴 시간이 충분할지는 모르겠지만
버스는 분명 정차할꺼고 그동안의 버스 자전거 상하차의 실력이면
15초 이내로 꺼낼수 있으니 출발지로 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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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정류소에 내려서 설악로(서울방향) 타다가 구룡령 오르는 방향만 잡고 쭉 가면
길헤맬일은 없을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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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시외버스) 확보
원통 가는 버스는 내가 출발한 시간보다 이른시간에 있는데... 신남정류소(터미널) 가는 버스는 7:40이 첫차야!!
해당버스는 동서울 출발해서 홍천, 두촌, 신남, 인제를 거쳐 원통가는 버스야
우리 용속(용문-속초 라이딩)할때 표지판으로 보잖아
인제신남? 그거 할때 신남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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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노선은 마치 마을버스터럼 홍천과 인제의 거점 도시들을 이어주는 고마운 노선이야
근데 이 노선은 항상 매진이야
군부대 가는 사람, 등산객, 마을주민 등이 이용하는 유일한 노선인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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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 하는날 날씨가 매우 춥다고 해서 망설이다 보니 버스가 매진 됐어
그래 뭐 추운데 가지 말자!! 생각하고 있는데... 날 추워서 환불한 취소표가 나왔어
어쩌지?? 가보자!! 나는 버스표를 예매했어

교통수단별 경로검색 및 예약 앱<티머니 고>를 통해 예약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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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준비
뭐 거의 매주 했던 투어이고 당일치기니깐 자장구 정비하고 짐 챙겨서 가면 되지만
일기예보에서 엄청 춥대!! 빕숏을 입고 가면 난 얼어 버릴꺼야
빕을 입어야 겠는데.... 내가 가진 빕은 자전거 초창기때 샀던 산틱꺼 밖에 없었어
산틱빕이 가격도 싸고 편하긴 한데.... 오래 입어서 늘어짐과 살비침이 있었어
이걸 입고 나갔다가 엉덩이를 드러내고 라이딩을 할까봐 무서워
(그나마 엉덩이만 드러내면 다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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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을 하나 사야겠어
빕은 멜빵 안달린걸 살꺼야
겨울엔 추워서 입을것도 많은데 화장실 한번 가게 되면 벗기가 매우 힘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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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 사려면 배송이 오래 걸리니깐 패스하고
국내 브랜드 중에 매장에서 바로 살수 있는걸 찾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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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자덕 인플들이 라메다 엄청 입던데....
한번 입어보고 싶긴한데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브랜드래ㅜ
아쉽지만 패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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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찾아본게 아덴바이크야
예전에 빕에 핸드폰을 넣을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여서 기억하고 있었어
가격 적당하고 많이들 입길래 나도 핸드폰 넣을수 있는 바지를 한번 입어보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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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바이크 직영점 반스토어

촤종은 라이딩 전전날 집에서 제일 가까운 아덴바이크 당산점 반스토어(아덴바이크 직영점)에 찾아갔어
제품명을 알아갔으면 편했을텐데, 설명 드려도 모르셔서 웹 검색한 후 보여드렸어
빕+주머니+남자 = 매뉴얼 카고 빕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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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카고빕이랑 양말하나 구매 완료

나는 S 사이즈를 입어야 하는데 가기전부터 없다는걸 알고 있었고 M 사이즈로 그냥 샀어
더 추울지면 바지 안에 무언가를 더 입을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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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핑
라이딩 당일 다섯시반에 일어나서 창밖에 손을 내밀어 보니 엄청 추웠어!!
큰일났다. 버스 이동하는 동안 기온이 많이 오르길 바랬어
근데 날씨지도를 보면 내가 가는 지역만 파란색(0도에 가까움)이야
서울은 10도 넘는데, 강원도 인제는 3도래!!!!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나말고도 점핑하시는 분들이 계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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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릿슈즈 위에 슈즈커버도 챙기고, 길팔져지 위에 동계용 자켓도 입었어
목과 귀 머리를 모두 감싸는 바라클라바(사실 하계용) 를 하고 나갔어

클릿슈즈 위에 클릿슈즈커버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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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에 도착에서 버스를 타는데 나 말고도 자전거 싣는 사람이 있어
뭐지? 이 노선에 나말고 자전거를 싣는 사람이 있다니.. 놀라워

동서울에서 원동가는 버스(홍천 두촌 신남 인제 경유)

그분이 앞바퀴 탈거를 하길래 나도 탈거해서 싣었어

앞바퀴 탈거하고 고속버스에 싣은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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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기전에 화장실 다녀왔는데...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변이 마려웠어
왜이러지? 아침에 먹은 우유가 바로 나오나?
뭐 그래도 1시간 40분이면 도착하니깐 참아보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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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핸드폰 가지고 노는데 버스 속도가 줄더니 서버렸어
밖에는 비가오기 시작하더니 버스가 막히기 시작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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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비가온다고? 도착해서도 비가오면 신남에서 되돌아오는 버스타고 그냥 돌아와야지 생각했어
(날씨앱을 보니 강원에는 비가 오지 않는것으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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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화장실화장실!!!!!
세워달라고 해야 되나? 여기 나말고 버스에 타고 계시는 45명을 기다리게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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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안가니깐 더 급해
핸드폰으로 소변 참는법 검색해봤어(급할땐 아무 소용 없음)
새로산 바지랑 안전벨트가 배를 눌러서 더 급했어
(그러면 안되지만) 안전벨트를 풀러 버리고 버스가 빨리 가길 기도했어
안전벨트를 풀어버리니깐 조금 나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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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지 2시간 10분만에 인제 터미널에 도착했어
버스에 탑승한 사람 1/3이 내리길래 나도 나가서 기사님께 화장실 좀 다녀온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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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은 제지하셨어!! 뭐라 뭐라 하시는데 너무 급해서 안들렸어
자리에 돌아와 앉으니 아까는 하차 승객을 위한곳이였고
기사님은 인제 터미널 승강장에 버스를 대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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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곤 10분 뒤에 출발한다고 소리 치셨어
아악!! 가만 있었으면 세워주셨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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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다닥 내려서 화장실로 향했어.. 너무 급하면 몸이 잘 안움직여
엉거주춤 화장실로 달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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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소변을 보고 개운하게 버스로 돌아가는데 느껴졌어
아......춥다.
인제에서 새로운 분들이 타고 다시 버스는 출발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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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터미널(정류장) 간판, 편의점 간판보다 작음

또 다시 40분을 달려 신남 터미널에 도착했어
내리면서 기사님께 "짐 빨리 뺄께요" 라고 말씀 드리고 후다닥 짐을 내렸어
다른분들께 피해를 끼치지 않는 경쾌하고 빠른 몸놀림으로 자전거를 꺼냈어
효율적이고 빠른 몸놀림 나이스 했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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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해둔 자전거 앞바퀴를 장착하고 둘러보니.... 여기 정말 아무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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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간판보다 작게 신남 터미널이라고 적혀 있어
대합실도 없고 터미널이라기 보다는 주차장 느낌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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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을 해야 되는데.... 추워서 움직이기가 싫어
편의점에서 따뜻한 뚱땡이캔커피(칸타타 라떼)를 하나 사서 터미널을 서성 거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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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밥 주는건 좋은데, 쓰레기랑 폐지 근처 말고 다른데 두면 더 좋을텐데..

(출발할 생각이 없음) 터미널 한쪽에서 밥먹고 있는 고양이랑 놀다가 화장실도 한번 들리고 출발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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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드럽게 추웠어!!!!!!!
1. 가만 있어도 추운데 2. 자전거를 타면 더 춥고 3. 찬바람까지 불어서 너무나 추웠어
온도로만 보면 5도 정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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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5~20도에서 생활하다가 갑자기 온도가 내려간거에 대한 적응이 안된것도 있고
낮은 온도라도 바람만 안불면 괜찮은데 찬바람까지 부니깐 체감온도는 더 내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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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터미널 → 상남면(27km)
신남터미널에서 국도를 타면 바로 설악로야
설악로는 여러번 다녀서 익숙하긴 한데, 역방향은 처음이였어!!
여기서 상남면 방향으로만 진입하면 오늘 라이딩에서 길 때문에 어려운건 없을꺼야
설악로로 달리다가 좌측에 큰길 나오면 들어가야지 생각하고 달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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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쳐 버렸어
나는 어론초등학교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왔지만
신남에서 올때 청정휴식타운(휴게소)에서 좌회전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어
이 좌회전한 길의 명칭은 김부대왕로인데.... 이길만 잘 찾아 들어간다면 길때문에 어려울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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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대왕로 진입 하고 초반 업힐 지난 후

이길은 초반부터 업힐이야
어떤 느낌이냐면 남산 갈때 국립극장에서 남산약수터 올라가는 그 느낌
이 길이 산길이란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높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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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대왕로1 날은 춥지만 파란 하늘과 시작되는 단풍에 눈은 즐거웠음
김부대왕로2 끝나지 않는 언덕 오르면서 고개 돌리면 파아란 하늘+개추움
김부대왕로3 끝나지 않는 업힐

근데 업힐이 안끝나!!!!!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다되어 가는데 안끝나
나중에 찾아보니깐 가민에서는 어론리 산이라고 하고, 응봉산 자락의 길인데 2등급 업힐이였어
내 체감상으로는 구룡령 오르는것보다 여기 넘어가는게 더 힘들었던거 같아
(추운거 때문에 더 그런듯)

김부대왕로4 끝나지 않는 업힐
김부대왕로5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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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깊은 산속이고 예전에는 군 작전지역으로 민간인 통제구역이였대
과거에는 개방되지 않았었나봐
곳곳에 도로가 좋지 않은곳도 있긴한데.. 자전거 못탈정도는 아니였어!! 대신 자연경관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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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정원(인제군 남면)

가던길 자연생태관광지 비밀의정원이 있었어
"비밀의 정원" 너무 흔한 이름이라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너무 추워서 쉬었다 갈겸 한번 쳐다보고 왔어
여기 풍경사진 유명한 곳이라는데...
내가 간 시기가 이제 막 단풍 시작이라 단풍 색깔이 썩 이쁜 계절은 아니였어
일주일만 늦게 갔어도 좋았을꺼야

비밀의 정원, 난 혼자왔는데 저분들 부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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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업힐이였어
완주할수 있을까? 오늘 라이딩은 중간에 포기할수도 없는데 두려웠어
그런 마음이 들때쯤 다운힐이 시작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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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엔 좋은데 엄청 추웠음!! 그 그늘속으로 들어가기 싫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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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르막 끝났다!! 나이스" 가 아니라 오르막 오를땐 열올라서 추운거 참을만 했는데
다운힐에서 열도, 땀도 식으면 두배로 추운데...
나는 추워서 천천히 내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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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이 시작되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조끔 내려가고 다시 올라가ㅜㅜ
긴업힐 끝이라 끝난줄 알았는데 아니였어!! 
나중에 찾아보니깐 어론 3단 업힐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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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론3단 업힐 라이딩 중1
어론3단 업힐 라이딩 중2

내려오니 시내로 보이는 마을에 도착했어!! 상남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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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1
상남면에서 머지 않은곳에 오미재고개가 있음 
왕복 3킬로? 정도밖에 안되는것 같으니 들렸다 가길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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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 - 원당
상남 시내에 도착했어
여기 인제라이딩센터가 있었어
많이 들어본거 같아서 돌아와서 찾아보니깐 설악그란폰도의 출발&도착지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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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볼 마음의 여유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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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보급해야지
끝나지 않는 업힐에서 물을 아껴 마시면서 왔어
물이랑 포카리 하나 사서 물통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물이 많아!! 반이상 있었어
언제 보급할지 몰라서 거의 안(사실 못)마셨어
사온물을 채우고 남은물은 원샷했어
목은 마른데 날이 추워서 그런지 물 마시기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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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재촉했어!!
업힐이 언제 나올지 모르니 체력을 아끼면서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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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린천 라이딩
내린천

내린천을 따라 달렸어
굽히쳐 흐르는 강물위로 높은산이 병풍처럼 휘감아졌고
산에 있는 나무는 단풍이 들기 시작했어
장관이였고 너무 멋졌어
조금 더 단풍 들어서 색이 진했으면 좋겠지만 이미 떨어져 있는 단풍도 있었어

내린천자락 예슬이네
내린천 라이딩
자작나무, 사진보다 훨씬 이뻤음

앗 근데 저거 뭐야
자작나무가 있어!! 평소에 쉽사리 보지 못하는 자작나무가 있었어
하얀색 자작나무 숲이 사진으로 보기보다 훨씬 멋있었는데.... 멈춰서 볼생각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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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과 자작나무에 취해서 가는데 가민 심박이 멈췄어
뭐야!! 내 심장은 잘 뛰고 있는데 왜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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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야!! 나 살아 있다고!! 너무 추워서 그런가?
이너웨어 위로 입은 심박계가 심박 인식을 못하는거 같았어
그냥 가려 하다가 잠깐 세우고 져지랑 인어웨어를 치켜올려 심박계를 이너웨어 안쪽에 장착했어
날도 추운데 맨살을 내놓으려니 겁나 추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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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지나가다가 나 봤는데.... 뭐라 생각했을까?ㅋㅋㅋㅋ
그분은 전후사정 모르고 깊은 산속 도로변에서 옷을 치켜올려 맨살을 내놓는것만 봤을텐데

저 코너 돌아 심박계를 옷속에 넣어 입었어
미산리 (내린천 자락)
율전리(내린천 자락)

한번 쉬었다 출발하는데...
자전거 타고 가시는 두분을 발견했어
이 구간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있기는 하구나

내린천 꼬불길 오르막 중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계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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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릿을 끼우고 너무 추우니깐 저분들 피를 빨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그 두분을 목표로 달렸어
한분한분 만나서 인사드렸는데 업힐을 만나기도 했고 같이가긴 속도가 안맞아서 그냥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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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딘지 모르고 산과 나무 그리고 물이 있는길 그냥 부지런히 달리는데 편의점을 발견했어
이곳은 원당 삼거리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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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삼거리-구룡령
이 삼거리에서 어디로 가야 하지? 위야 아래야?
일단 편의점에 들려서 커피를 한통 사왔어!
편의점 온김에 화장실도 들리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아까 제낀 두분중에 한분이 인사하셨어

"안녕하세요 어디까지 가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구룡령 가요!! 어디가세요?"
"운두령 갑니다"
"아아 운두령!!"(운두령 머리속에 저장)
"오늘 너무 춥죠? 네 너무 춥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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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대화지만 너무 반가웠어
나는 구룡령 방향보다 운두령을 먼저 검색했어
저분들은 어디서 오셨을까? 운두령이 멀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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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삼거리 기준 구룡령보다 운두령이 더 멀었는데
획득고도는 구룡령이 더 높았어
도착예정시간은 비슷해보여
언젠가 나도 운두령에 가야겠다 생각하면서 운두령을 저장했어
나는 북쪽으로 갔고, 저분들은 남쪽으로 가셨을꺼야
.
다시 출발했어
구룡령 가는길 길은 약 오르막이지만 체력은 괜찮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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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한복판에 갑자기 차가 막히고 사람들이 많아졌어
여기가 어딘데 이렇게 사람이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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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은행나무숲 가는길 차가 많아지기 시작했어

확실하진 않지만 홍천은행나무숲인거 같았어
잘은 모르지만 이 많은 인파를 보면 볼거리가 있는곳인건 분명했어
따라가 보고 싶은데 시간이 3시 가까이 된 시간이라 
난 서둘러 갔어
.
구룡령 업힐시작
가민이 비빅하더니 업힐 고각을 알려줬어
구룡령!! 드디어 만났군 가보자
업힐각이 다채로웠어
지금껏 달려온 길과는 달랐어, 각오했어

업힐각이 다채롭다고 알려주던 가민
명개리에서 바라본 첩첩산중 푸른하늘

심장도 호흡도 괜찮고 적당한 긴장 상태라 몸은 괜찮은데
여전히 너무 추웠어
몸이 힘듬을 느끼지 못할 정도야
꾸준히 한발한발 40여분을 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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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발고도를 알리던 표지판
보이는건 산밖에 없던 구룡령 오르는 길

800 / 900 / 1000 현재 해발고도를 알리는 표지판은 막막함 보다는
이제 얼마 안남았다는 안도감을 줬어!! 할만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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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 정상

드디어 만난 구룡령
난 혼자서 1000미터가 넘는 강원도 고개를 올랐어!!!!!!!!!
해냈다는 성취감에 없던 힘이 났어ㅜㅜ

구룡령 알림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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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봤는데
얼굴에 표정이 지어지지 않아
나는 웃으려 하는데 웃어지지 않았어
얼굴이 얼은거야!!
쌍꺼풀도 진하고 얼굴에 주름도 많았어!! 우와 나 겁나 늙었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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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근육을 여러차례 풀고 얼굴도 문질문질하고 사진찍을 준비를 했어
여기 구룡령 정상석 사진을 찍기위해 먼곳에 버스타고 와서
이 추위와 바람을 견뎌냈디며 자전거를 탔으니 사진 찍어서 남겨놔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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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 없을줄 알고 무거운 셀카봉도 가지고왔어
스마트워치도 있으니깐 셀카봉 거치하고 시계로 촬영버튼 누를 생각하고 왔는데 안눌러져
뭔가 앱을 깔아야 하나봐

셀카봉으로 찍은 구룡령에서 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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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정상석 앞에 자전거를 가져다 놓고 카메라 타이머 10초로 맞췄고 달려와서 포즈잡고 사진을 찍었어
근데 왜 타이머 사진 찍으면 열장씩 찍히는거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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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러차례 왔다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관광객으로 보이시는분이 웃으면서 사진 찍어주냐고 물으시며 다가 오셨어 
우와!! 이 첩첩산중에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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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께서 찍어주신 촤종샷

그분께선 내가 타고 있는 자전거랑 같은 자전거를 타신다고 하셨어
여러장의 사진을 찍어주셨어ㅋㅋㅋㅋㅋ 너무나 감사드렸어
.
답례로 사진 찍어주신분과 일행분들의 사진도 찍어 드렸어
나....내 사진은 잘 못찍는데.... 어르신들 사진은 아주 기가 막히게 잘 찍는거 같애
한계령에서도 그랬는데 사진 찍어드리면 다들 감탄하셔ㅋㅋㅋ
.

구룡령 정상석 뒤에서 바라본 약수산 자락

사진을 찍어 드리고 정상석 뒤로 가봤어
첩첩산중에 산 넘어 산이야!! 네시반인데 벌써 어둑어둑해 빨리 가야겠어
아쉬운 마음에 조금 걸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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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생태터널

구룡령생태터널이 있어
동물들 지나가라고 길을 만들고 그 아래 도로를 만든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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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터널에서 "조금 더 간곳"까지를 기준으로 아래가 홍천 위에가 양양 이였어!!
"그 조금 더 간곳"의 끝에 가면 또 다른 구룡령 정상석이 있어ㅋㅋ
지도 검색해 보니깐 딱 여기까지가 홍천인거 같아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깐 여기서도 사진 한장 찍었어

또다른 구룡령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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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위에 앉아서 가드레일에 발을 올리고 양양쪽 산을 한참동안 바라봤어
청승이나 낭만 아니고, 해가 지려고 하는데 또다시 몸이 움직이질 않고 있는거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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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에서 바라본 양양방향(왼쪽 방태산, 오른쪽 암산

이제 진짜 가야대 네시반인데 아직도 40킬로나 남았어
길고 긴 다운힐을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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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양양종합여객터미널
해가지고 있고, 그나마 남은 해도 구름이 가리고 있어, 바람도 불고, 날씨는 춥고 옷은 땀에 젖어있어!! 
추운걸로 총체적 난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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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강하다!!!!!!
올해 혼자서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도 넘었고, (역)삼염방도 올랐고, 남해도 돌았는데
이제는 천미터가 넘는 구룡령도 올랐으니 이제 자린이가 아니다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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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문을 외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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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추워서 이가 덜덜 떨려서 의도하지 않게 딱딱 소리가 나고, 핸들을 잡은채 팔(삼두랑 전완근)이 딱딱하게 굳었어
발은 감각이 없어
클릿슈즈커버를 신었지만 소용 없었어
다운힐 중 속도가 줄어드는 구간에서 추위에 딱딱하게 굳은 부위를 꽉 잡아 보기도 하고 주물주물 하면서 내려갔어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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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힐 중 만난 38선 표지석


구불구불하고 다운힐하기 재밌는 경사각이라 라이딩하기는 재밌을거 같은데
지금은 추워서 너무 힘들었고, 첩첩산 중 여기서 잘못되면 민가도 없고 신고해줄 사람도 없으니 조심조심 내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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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평지가 나오는 구간에서 전력으로 스프린트 하기도 하고 전력으로 달리다 보니 설악로 합류지점에 도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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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화삼거리야
이곳에서 설악로 타고 달리면 양양이야
여기서부터는 여러번 가봤으니깐 잘 갈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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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로 국도를 타고 가는데... 양양IC  진입로에서 아찔한 순간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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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들 사이에 낀 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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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진해서 가야 되는데
고속도로에서 나오는 차량도 신경써야 하고,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차량도 신경써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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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속도는 차량에 비해 느릴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양쪽에서 차량이 둘다 오고 있어
빠르게 제낄수도 느리게 갈수도 없는 상황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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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은 순식간이지만 두 차 사이에 갖힐수 밖에 없는 상황이 운전자들이 납득이 안되는 상황이 아닐텐데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클락션을 울렸어
그 차도 진입을 못하면 난감할테니 짜증났겠지
두 차량이 서행해 줘서 위기를 넘겼지만 아찔했어!! 이구간 지날때는 정말 잘 보고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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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2
앞으로도 설악로를 많이 갈거고 이구간을 여러번 갈꺼라 돌아와서 대체할수 있는 길을 찾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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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지났던 설악로와 구룡령로의 합류지점인 논화삼거리에서 설악로를 타지 않고 쌍솔배기길로 빠지는거야
거기서 관동대학교 양양캠퍼스까지 간다음에 양양시내로 가면 길은 좀 헤맬수 있는데 보다 안전한 길이 나옴

양양IC를 지나 조금만 더오니깐 양양시내야
여섯시가 거의 다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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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힐이라 1시간 20분만에 40킬로 정도 올수 있었어!! 이제 저녁을 먹을꺼야
빨리 왔으면 속초까지 가서 로또도 사고 물회도 먹을까 생각했었지만
너무 춥고 해도 져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가는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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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을까?
오늘 제대로 된 식사를 한번도 안했어
뭘 먹었지? 아침에 크로와상 하나, 우유한잔 먹고
터미널에서 고양이랑 놀면서 집에서 가져온 바나나랑 커피한잔 마시고 
상남에서 포카리한캔, 원당에서 커피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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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제대로 먹고 술도 한잔 하고 가고 싶은데
양양시내 혹은 터미널 근처에는 가고 싶다고 생각드는 식당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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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단양면옥

할수없이 지난번 한계령 갔다가 내려와서 갔었던 단양면옥에 갔어
이번에도 회비빔막국수를 시켰어!! (술은 안마심)
배고프니깐 두배로 먹을꺼야 사리도 하나 시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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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왔을땐 퉁명스러우셨는데... 오늘은 친근하게 맞아 주셨어
(그땐 7시 조금 안된 끝날시간 가까이 왔고 오늘은 6시 전에 들어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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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기다리는데 몸이 따듯했어
난방을 한건 아닌데 찬바람 가려진 실내만 들어와도 살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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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돌아와 음식을 기다렸어
따뜻한 면수를 한모금 마셨어
면수가 맛있진 않지만 몸이 녹는게 느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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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노곤해졌고 피로가 올라오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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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회비빔막국수 오늘은 사리도 하나 시킴


음식이 나왔어
나온 음식을 흡입했어 한그릇이 금방 사라졌어
그래도 아직 사리가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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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을 짜르고 설탕을 약간치고 양념을 비벼먹으면 꿀맛


말이 사리지 사실 상 회가 없는 막국수야!!  2인분 인거지!!
아직 덜차긴 했지만.... 다 먹을수 있을까?
응!! 다 먹을수 있었어!! 남김없이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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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운동으로 찢어진 근육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먹어줘야 해
양질의 탄수화물은 더 강한 근육으로 만들어 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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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을 하고 커피를 한잔 뽑아서 밖으로 나왔어
음식을 먹었지만 겁나 추워!! 몸이 오들오들 떨렸어
원래 상식적으로 밥먹고 난뒤에는 덜 추운데.... 오늘은 아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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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불러 자전거 오르기가 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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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미널까지 걸었어
단양면옥에서 터미널까지는 1.4km 걸어서 20분정도 걸려
자전거 타고 가면 순식간이지만 걸어갈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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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시내를 지나 어둑해진 양양 외각을 걸으니 씁쓸해
재밌긴한데 혼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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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구룡령은 엄청난 성취감이자 삶의 원동력인데 다른사람들에게는 개고생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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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45분 터미널에 도착하고 서울가는 차편을 물었어
5분뒤에 출발하는 우등버스가 있는데
화장실도 가고 세수도 다시하고 여유 있게 가고 싶어서 7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끊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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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꼼꼼히 씻고 버스에서 까먹을 마이쭈도 샀어
투어라이딩하고 돌아오는 버스에선 자꾸 먹을게 댕겨! 특히 단거!!
이런것만 안먹으면 살빠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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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를 준비하는 촤종, 추웠지만 안라함


7시 30분 버스는 일반버스였어
나는 우등이든 일반이든 상관없이 집에만 가면 되서 괜찮았어
우등탄다고 더 편한지는 모르겠어
단지 혼자 앉는 자리에 앉으면 땀냄새 날까봐 옆사람 눈치보지 않는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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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싣는 사람이 없으셔서 바퀴 안풀고 그냥 넣음

근데 내가 탄 일반버스에는 승객이 4명이였어
우와 대박! 두자리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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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추웠어!! 승객이 없다고 난방을 안해주나?
밖에서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느낌이야ㅜㅜ 창문 열어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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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감기 걸릴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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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다음날(일요일) 몸이 좀 이상하더니 
그 다음날(월요일)부터 몸이 무거웠어!!
그 다음다음날(화요일)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그다음다음다음날(수요일)엔 병원에 갔어
그래서 라이딩 다녀온지 2주 가까이 되는 이제서야 글을 올리고 있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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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라이딩은 추워로 시작해서 추워로 끝났어
라이딩코스만 보면 참 재밌는 코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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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오르막 낑낑대고 넘으면 
내린천의 꼬불길 아~~물좋다 하고 달리다 보면
구룡령에서 가자가자 하다 보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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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미터가 넘는 첩첩산중에 숨어 있는 비석수집 하고 싶다면 신남행 버스에 몸을 싣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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